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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 & Spatial Analysis in KOREA
02 [자기계발] 세상에 없던 생각 본문
[Book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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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없던 생각 ]
- 대중을 사로잡은 크리에이터의 창작 비결
- 양유창 지음, 더난출판사
- 2016년 02월 18일 출간
p78 – 본문중
“옆에 서 있던 프랑스인 커플이 갑자기 소리치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나도 그들을 따라 뛰었다. 앙상한 소나무 숲을 지나가니 벌판이 나왔다. 그곳에는 이미 오로라 헌터들이 삼각대를 내려놓고 하늘을 바라보며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그런데 맨눈으로 아무리 하늘을 쳐다봐도 뭐가 오로라인지 알 수 없었다. 구글 이미지에서 본 멋진 붉은색 오로라가 하늘을 휘감는 광경을 상상했지만 눈앞에는 희뿌연 안개뿐이었다. 실망하고 있는 나에게 조금 전의 프랑스인 커플이 다가와 이 오로라는 강하지 않아서 사진으로만 보인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그들이 하는 대로 삼각대를 내려놓고 노출을 길게 잡고 셔터를 눌렀다. 잠시 후 저장된 액정 속 사진 안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예쁜 녹색 띠가 하늘을 수놓고 있는 광경이 담겨 있었다. 나는 사진과 하늘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 순간이었던 것 같다. 창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 것이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 때 그 과정은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를 느리게 잡는 것처럼, 긴 시간을 압축해서 보면 비로소 멋진 창작물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창작을 하는 일에 종사하고 있냐고 물어 온다면 아니라고 얘기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매번 다른 분야, 새로운 주제, 최신 데이터를 가지고 그 누구도 분석해본 경험이 없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눈이 먼 상태에서 온 몸의 감각을 총 동원해 앞을 걸어가는 느낌인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늘 제대로 분석을 하고 있는지 전후 앞뒤 줌인 줌아웃해서 프로젝트를 살펴보려고 노력하나 항상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나만 이렇게 심각하게 고민하는지 주변의 다른 창작자들의 결과물들을 보며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
“세상에 없는 생각” 은 윤태호, 차세영, 나영석, 우경민, 장유정, 대도서관, 김성훈, 김찬중, 박웅현, 퍼엉 총 10명의 최근 들어 유명해진 그나마 덜 알려진 크리에이터들로부터 창작품들을 어떻게 완성했는지 묻고 답하고 있다. 혹시 창작자들이 얘기하는 소위 그들만의 비법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비법은 물론 없었다.
p251 – 본문중
“실패로부터 배우나? (박웅현) 실패가 도움이 되는 이유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할 여지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돌아보면 어떤 선택이든 결국 애초에 뭐가 맞고 틀린지는 정해져 있지 않더라. 예를 들어, 꽤 오래전 일인데, 광고에 쓸 음악을 고르느라 고민한 적이 있었다. 녹음실 실장, 카피라이터, PD, 음악감독 등 여섯 명이 A라는 음악을 선택했는데 나만 혼자 B라는 음악이 더 좋았다. 그땐 내가 음악 전문가는 아니니까 다수가 선택한 게 맞겠지 하고 A를 선택했다. 그런데 결과는 별로였다. 방송 나간 뒤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두세 달 후 그때 B를 선택할 걸 하고 후회했다. 그런데 이후에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다. 이번엔 내가 혼자 밀어붙여서 B를 선택했다. 그런데 역시 결과가 안좋았다. 또 실패한 거다. 이렇게 두 가지 경우를 다 경험하고 나서 스스로 내린 결론은 이거다. “옳은 답은 없다. 모두 어제 내린 눈이다.” 무슨 말이냐면, 결국 전문가 의견이 옳다는 객관론이나 내 의견이 옳다는 주관론이나 둘 다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범답안이나 원칙은 없다. 모든 사건은 개별적이어서 경우에 따라 해석도 달라져야 한다.”
결국 창작물에는 옳고 그름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며, 정해진 원칙, 창작의 방법, 조건 등이 있는 것도 아닌 것을 깨달았다. 만들어낸 창작물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에 읽은 “창의성을 지휘하라”에서도 결국 대중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집단 토론 및 회의를 하는 것이었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처럼 겸손한 마음에 바탕을 두고 집요하게 파헤쳐 가는 것으로부터 공감 능력을 키울 수도 있고, 나영석 피디처럼 사람들 사이의 소소한 일상을 관찰함으로써 소박하고 담백한 진정성 있는 공감을 끌어낼 수도 있으며, 박웅현씨처럼 성실함에 바탕을 둔 꾸준한 인문학 독서를 통해 사소한 것에 감탄하며 즐기는 공감 능력을 키우기도 한다. 나는 지금가지 살면서 타인과 공감하려 노력해본 적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같은 얘기를 해도 남들과 달리 받아 들이며 전달도 다르게 된다. 나만의 타인과 공감 방법(?), 방식(?)은 무엇인가 반문해 본다.
결국 창작의 비결은 “나만의 타인과 공감 능력을 어떻게 키워갈 것인가? 방식, 전달 매체는 무엇인가?” 인 것 같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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